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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조차 '압도'...무키 베츠 '4할 타율-30홈런-30도루' 페이스, 5년 만에 MVP 보인다

온 세상의 시선이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에 쏠린다. 그런데 정작 올해 최고의 '야구 천재'는 따로 있다. 팀 메이트 무키 베츠(32)다.다저스는 28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맞대결에서 4-2로 승리, 최근 6연승을 질주하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18승 11패)를 수성했다.이날 가장 화제를 모은 건 올 시즌 FA로 다저스에 온 오타니였다. 오타니는 고교 3년 선배기도 한 토론토 선발 투수 기쿠치 유세이를 상대로 2회 1타점 적시타를 기록했다. 타구 속도가 시속 119.2마일(191.8㎞)에 달했다.MLB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이에 대해 "오타니가 MLB에 데뷔한 뒤 만든 개인 최고 속도 타구"며 "아울러 최소한 (타구 속도에 관한 데이터 수집을 시작한) 2015년 이후 다저스에서 나온 가장 빠른 타구"라고 설명했다. 화제를 모은 건 오타니지만, 최고의 선수는 따로 있었다. 이날 2번 지명타자로 나선 오타니의 앞에 선 1번 타자 베츠였다. 베츠는 이날 팀이 11안타를 친 가운데 홀로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로 유일하게 멀티히트를 때렸다. 시즌 11번째 멀티히트, 최근 4경기 연속 멀티히트다.만장일치 최우수선수(MVP) 수상 2회에 빛나는 오타니엔 미치지 못해도 베츠 역시 당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지난 2018년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한 그는 데뷔 후 MVP 투표에서 2위만 3번을 기록했다. 부상만 없다면 매년 MVP 유력 후보로 꼽힐 정도로 꾸준한 성적을 자랑한다.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152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307 39홈런 107타점 126득점 14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87을 기록하고 MVP 투표에서 2위에 올랐다.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밀려 수상엔 실패했으나 정상급 기량을 다시 증명했다.지난해 베츠는 8월 맹타를 휘두르는 등 페이스가 다소 늦게 올라왔지만, 올해는 4월부터 뜨겁다. 3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월드 투어 서울시리즈에서 1호 홈런을 치는 등 타격감이 매섭다. 28일 다저스 경기 종료 시점에서 타율 0.391(전체 1위) 45안타(전체 1위) 6홈런(내셔널리그 공동 6위) 출루율 0.489(전체 1위) 장타율 0.661(전체 3위) OPS 1.150(전체 1위) 23타점(전체 3위) 29득점(전체 1위) 2루타 9개(전체 4위) 22볼넷(전체 1위)를 기록 중이다. 30대에 접어든 후 줄였던 도루도 올해는 벌써 8개(전체 5위)를 기록했다. 현재 페이스라면 4할 타율과 30홈런, 30도루를 모두 이룰 수 있을 정도다. 리그 평균 대비 타격 생산성을 나타내는 wRC+(조정득점생산력)는 218(팬그래프 기준)에 달한다. 2위(마르셀 오주나 206)와 차이가 크다.유격수 수비를 병행하고 있어 더 놀라운 기록이다. 2022까지 주로 우익수로 뛰었던 베츠는 지난해부터 2루수 출전을 높이더니 올해는 아예 주전 유격수를 소화 중이다. MLB 데뷔 전 2루수였던 그는 오랜 시간 외야수로만 뛰었는데도 2루수로, 나아가 유격수로까지 큰 실수 없이 수비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다.수비 활약 덕에 향후 MVP 투표에 기준점이 될만한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역시 높이 쌓고 있다. 28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베츠는 벌써 WAR 2.6(팬그래프 기준)을 쌓은 상태다. 시즌 한 달여가 지난 시점에서 어지간한 주전 선수만한 공헌도를 남긴 셈이다.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긴 어렵지만, 시즌 끝까지 이어질 경우 말도 안 되는 WAR을 남길 수 있다. 시즌의 약 5.6분의 1을 소화한 만큼 많게는 13 이상도 기대해볼 수 있다. MLB 역사상 13을 넘긴 타자는 베이브 루스(1920, 1921, 1923)가 유일했다.이미 현지에서는 그를 MVP 1순위로 놓고 있다. MLB닷컴은 지난 24일 MVP 모의 투표 결과를 공개했는데, 45명의 투표권자 중 41명이 베츠에게 1위표를 던졌다.MLB닷컴은 "베츠는 지난해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에 밀려 MVP 투표 2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최고의 출발을 하고 있다. 베츠는 대부분의 지표에서 단순히 내셔널리그 선두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양대리그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며 "베츠는 올해 지금까지는 두각을 드러내고 있으며 팀 동료 오타니와 더불어 2회 수상자가 될 수 있는 시즌 초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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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책 200권' 독서광 기쿠치, 그가 400만원 넘는 '위스키'를 사는 이유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 구단에 새로운 문화가 하나 생겼다지난 16일(한국시간)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기쿠치 유세이(토론토)가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팀이 승리하면 일본 최고 위스키 중 하나인 야마자키가 나온다고 전했다. 술을 직접 준비한 기쿠치는 통역을 통해 "꽤 비싸지만 누구든 부담 없이 마셔도 좋다"며 "몇 번 더 승리해서 계속 구매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야마자키는 일본은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위스키. '일본 위스키의 아버지'로 불리는 토리이 신지로가 다케츠루 마사타카와 1923년 일본 교토 인근에 세운 상업용 몰트위스키 증류소 이름이 '야자카지 증류소'이기도 하다. MLB닷컴의 내용을 전한 일본 산케이신문은 '야마자키는 세계적 인기로 일본에서도 희소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3000달러(414만원) 가량이 넘는다고 가격을 소개했다'고 전했다. 기쿠치는 평소 위스키를 즐겨 마시지 않지만, 팀 동료들과 함께하려는 마음으로 위스키를 구매한다. 기쿠치의 취미는 '의외로' 독서이다. MLB닷컴은 '기쿠치는 1년에 200권 넘는 책을 읽는다. 주로 심리학, 전기, 야구 관련 서적'이라며 '영어로 된 베스트셀러는 대부분 일본어로 빠르게 번역돼 그 책도 열심히 읽는다. 최근에는 미국 심리학자 안젤라 덕워스의 책을을 즐겨 읽는다'고 조명했다. 유년 시절 풍족하지 못한 생활을 했는데 책을 사는 건 그나마 가능했다. MLB닷컴은 '지금 기쿠치의 집 벽은 책으로 가득 차 있다. 그 자체로 값비싼 취미지만 야마자키보다는 저렴하기 때문에 기쿠치는 다음번에도 책을 사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기쿠치는 올해로 빅리그 6년 차 왼손 선발이다. 통산 성적은 33승 38패 평균자책점 4.63. 올 시즌에는 4경기 선발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 중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나름 MLB에서 롱런 중이다. "전에 먹어본 적이 없는데 정말 정말 맛있다(really, really good)"고 말한 토론토 동료 다니엘 보겔백은 기쿠치의 행동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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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문턱에서 4년 전 라이벌 재회…류현진, 13일 TEX 슈어저와 맞대결

미국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포스트시즌 진출이 걸린 맞대결을 펼친다. 중요한 매치업에서 류현진(36)이 4년 전 사이영상을 두고 겨뤘던 맥스 슈어저와 재회한다.토론토는 오는 12일(한국시간)부터 15일까지 홈구장인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텍사스와 4연전을 치른다.토론토의 올 시즌 최고 강점으로 꼽히는 선발진은 만반의 대비를 갖췄다. 1차전에 크리스 배싯이 출격하고, 류현진이 2차전 등판한다. 이어 기쿠치 유세이와 케빈 가우스먼이 차례로 나선다.올 시즌 팀에서 류현진의 역할은 5선발에 가깝다. 부상 복귀 후 5이닝을 넘겨 던진 적이 없다. 그런데 이번 상대는 에이스다. 텍사스는 13일 류현진이 나서는 경기 선발 투수로 사이영 3회 수상자 슈어저를 예고했다. 슈어저는 클레이튼 커쇼, 저스틴 벌랜더, 잭 그레인키와 함께 현역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지난 2013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시작으로 2016년, 2017년(이상 내셔널리그 사이영상)까지 총 3회 수상의 영예를 안은 바 있다.수상에는 실패했으나 류현진의 최전성기였던 2019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두고 다투기도 했다. 당시 슈어저는 전반기 9승 5패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 류현진을 위협하는 유력 후보로 꼽혔다. 류현진은 슈어저를 제치고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해 최종 수상의 영예는 후반기 역전에 성공한 제이콥 디그롬(텍사스)이 안았다.한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워싱턴 내셔널스, LA 다저스를 거쳐 지난해부터 뉴욕 메츠에서 뛰던 슈어저는 올 여름 텍사스로 이적했다. 2017년 이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던 텍사스가 유망주 지출을 감수하고 그를 우승 청부사로 영입한 것. 당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 수성이 유력했지만, 텍사스는 이후 부진으로 와일드카드 경쟁권으로 밀려났다. 현재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순위는 토론토가 2위, 텍사스가 3위 시애틀 매리너스에 반 경기 밀리는 4위에 그치고 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려면 3위 안에 들어야 한다.두 팀의 4연전이 결정적일 수 있다. 2승 2패만 나눠 가져도 순위가 크게 바뀌지 않지만, 토론토 역시 와일드카드 3위 시애틀과 승차가 단 1경기에 불과하다. 텍사스는 만약 3패를 당할 경우 와일드카드권과 격차가 벌어진다. 두 팀 모두 최소 동률, 최대 위닝 이상을 거둬야 가을야구 가능성이 높아진다.맞상대 투수가 전 라이벌이라면, 실제로 상대할 타선에는 전 동료 코리 시거가 중심을 지키고 있다. 텍사스는 11일 현재 팀 타율 리그 1위(0.266) 득점 1위(777점) 홈런 5위(200개) 장타율 1위(0.454)를 기록 중인 강타선이다. 류현진의 다저스 시절 주전 유격수를 맡았던 시거는 타율 0.336 출루율 0.398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 1.050과 30홈런 87타점을 기록하며 타선을 이끌고 있다. 지난 2021년 토론토에서 주전 2루수를 맡었던 마커스 시미언도 전 동료에서 적으로 만난다. 그도 올해 타율 0.281 24홈런 87타점 14도루로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9.1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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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쟁한 선배들 제치고 개막전 선발된 'RYU바라기'...구속은 괜찮을까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개막전 선발로 알렉 마노아(25)를 내정했다. 과연 지난해 구위를 올해도 보여줄 수 있을까.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26일(한국시간) 마노아가 개막전 선발을 맡게 될 것이라 공식 발표했다. 슈나이더 감독은 "그는 그동안 큰 경기를 즐긴다는 걸 잘 보여줬다"며 마노아의 개막전 호투를 기대했다.마노아는 신인 시절부터 '류현진 바라기'로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선수다. 류현진에게 조언을 구하고, 가까이 지내는 건 물론 함께 한식을 즐기는 모습까지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에 올린다. 지난 25일이 생일이었던 류현진을 축하하기 위해 기쿠치 유세이, 크리스 배싯 등 투수 동료들과 함께 생일 파티를 함께 하기도 했다.그런 마노아는 이미 지난 시즌 토론토의 에이스로 활약한 바 있다. 31경기에 선발등판해 196과 3분의 2이닝을 던져 16승 7패 평균자책점 2.24와 180탈삼진을 기록했다. 성적만 놓고 보면 2019년 류현진의 커리어하이를 뛰어넘는다. 저스틴 벌랜더에 밀려 수상까진 실패했지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에 오르며 기대감을 높였다.토론토가 마노아를 개막전 선발로 선택한 것도 이상하지 않다. 다만 역시 지난해 호투한 케빈 가우스먼(31경기 12승 10패 평균자책점 3.35)를 선택할 수도 있었다. 가우스먼은 지난해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도 5.7(팬그래프 기준)로 마노아(4.1)보다 크게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그럼에도 토론토가 마노아를 1선발로 내세운 건 기대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지난해 구위를 재현할 수 있느냐다. 마노아는 지난 25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결과만 놓고 보면 호투지만, 구속은 다소 아쉬웠다. 직구 평균 시속 91.5마일(147.3㎞) 싱커 평균 91.1마일(146.6㎞)을 기록했다. 모두 지난 시즌(직구 평균 93.9마일, 싱커 평균 93.3마일)보다 2.2마일(3.5㎞) 이상 낮은 수치다.다만 아직 시범경기다. 마노아의 컨디션이 개막전에 맞춰 올라올 수만 있다면, 지난해 호투는 얼마든지 재현할 수 있다.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 벌랜더가 내셔널리그인 뉴욕 메츠로 이적한 만큼 개인 첫 수상도 얼마든지 노려볼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3.2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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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부상도 뼈아픈데, 기쿠치 또 볼넷 볼넷 '볼넷쇼'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시즌 아웃 소식이 전해진 날 팀 동료 기쿠치 유세이(31)는 또 부진했다. 기쿠치는 15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5피안타(2피홈런) 4볼넷 4실점 하며 시즌 3패(2승)째를 기록했다. 3-3으로 맞선 5회 초 선두 타자 오스틴 해이스에게 홈런을 맞고 강판당했다. 토론토는 5-6으로 패했다. 기대했던 반등은 없었다. 토론토는 이날 경기 전 류현진의 팔꿈치 수술 소식이 전해졌다. 시즌 아웃 수순을 밟게 되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큰 변화가 불가피했다. 기쿠치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도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기쿠치는 시즌 첫 11번의 선발 등판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했다. 표면적인 성적은 평범했지만 세부 지표엔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9이닝당 볼넷이 5.4개일 정도로 많았다. 지난 9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선 3분의 2이닝 2피안타 4볼넷 3실점 강판으로 충격을 안겼다. 볼티모어전에서도 '볼넷'에 발목이 잡혔다. 0-0으로 맞선 3회 초 선두타차 리치 마틴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2사 후 라이언 마운트캐슬에게 투런포를 맞았다. 4회 초에도 선두타자 타일러 네빈에게 볼넷을 허용, 2사 후 로빈슨 치리노스에게 1타점 2루타로 실점했다. 실점 상황마다 어김없이 볼넷이 있었다. 참다못한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기쿠치를 투구 수 68개에 교체했다. 몬토요 감독은 경기 뒤 "스트라이크를 던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토론토의 선발진은 케빈 가우스먼→알렉 마노아→호세 베리오스→기쿠치→로스 스트리플링 순으로 돌아가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은 류현진의 부상 소식이 전해진 뒤 토론토의 트레이드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기쿠치의 부진이 길어진다면 외부에서 선발 자원을 영입할 확률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6.1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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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VS 오타니, 한일 야구 최고 아이콘 '선발 맞대결'

한국과 일본 야구 대표 '아이콘'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과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가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MLB닷컴은 오는 27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2시즌 메이저리그(MLB) 토론토와 LA 에인절스의 4연전 첫 경기 선발 투수로 류현진과 오타니를 예고했다. 한·일 야구를 대표하는 두 빅리거가 처음으로 한 마운드 올라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투·타 겸업을 하는 오타니는 상위 타순에 자리할 전망이다. 류현진은 '타자' 오타니도 상대한다. 류현진은 2019·2020시즌 각각 내셔널리그(NL)와 아메리칸리그(NL)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 안에 이름을 올리며 MLB 정상급 투수로 올라섰다. 그러나 현재 그의 위상은 1년 전보다 떨어졌다. 2021시즌 아메리칸리그(AL) 다승 부문 2위(14승)에 올랐지만, MLB 데뷔 처음으로 4점(4.37)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호세 베리오스가 토론토와 재계약하고, 자유계약선수(FA) 투수 케빈 가우스먼이 가세한 뒤 에이스에서 3선발로 밀렸다는 평가도 받았다. 시즌 첫 두 경기 모두 조기강판되며 자존심을 구겼고, 왼쪽 팔뚝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IL)에 오르기도 했다. 그사이 오타니는 일본 야구를 넘어 MLB를 대표하는 선수로 올라섰다. 투·타 겸업을 풀타임으로 소화한 2021시즌, 타자로는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103득점을 기록했고, 투수로는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을 남기며 AL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유력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 후보로 MLB 선수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성적과 화제성 모두 역대급이었다. 올 시즌도 타자로 타율 0.256 9홈런 28타점, 투수로 3승 2패 평균자책점 2.82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오타니가 MLB에 데뷔한 2018시즌 이후 류현진이 에인절스전에 등판한 건 LA 다저스 소속이었던 2019년 6월 11일 딱 한 번뿐이다. 당시 류현진은 6이닝 7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오타니가 8회 말 대타로 나선 탓에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데뷔 2년 차였던 오타니는 오른 팔꿈치 수술 뒤 타자로만 나서고 있었다. 이때까지는 그저 비범한 재능을 보여준 일본인 선수였다. NL 평균자책점 1위를 지키며 사이영상 후보로 평가받던 류현진과는 견줄 수 없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2022년 현재, 오타니는 MLB 대표 아이콘이다. 류현진은 재활 치료를 마치고 돌아온 뒤 조금씩 제 모습을 되찾고 있다. 복귀전이었던 15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는 4와 3분의 2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21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는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올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에인절스전 통산 4경기(27과 3분의 2이닝)에서 2승 평균자책점 0.98을 기록하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에인절스 간판선수이자 MLB 정상급 타자 중 한 명인 마이크 트라웃과의 10차례 대결에서도 피안타 없이 삼진만 4개를 잡아내며 '천적' 면모를 보여줬다. 그러나 오타니가 포진한 에인절스 타선은 한 번도 상대해보지 않았다. 오타니는 왼손 선발 투수를 상대로 통산 장타율 0.548를 기록할 만큼 위협적인 타자다. 조 매든 에인절스 감독은 트라웃과 오타니가 연달아 나서는 타순을 선호한다. 상대 투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거포 라인'이다. MLB '레전드' 알버트 푸홀스를 밀어내고 에인절스 주전 1루수를 차지한 자레드 월시도 류현진에겐 경계 대상이다. 류현진은 MLB 진출 뒤 네 차례 한·일 선발 맞대결을 치렀지만, 승리 없이 3패만 당했다. 구로다 히로키와 만난 2013년 6월 21일 뉴욕 양키스전에서는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 투수가 됐다. 와다 쓰요시와 맞대결한 이듬해 8월 시카고 컵스전에서는 7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잘 던졌지만, 불펜 방화 탓에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지난해는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이었던 현재 팀 동료 기쿠치 유세이와 두 차례 맞대결했지만, 모두 패전 투수가 됐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2.05.26 09:04
야구

4선발? 우승반지에 더 가까워진 류현진

에이스는 아니다. 4선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승엔 더 가까이 갔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35)이 열 번째 메이저리그 시즌이 시작된다.2013년 LA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은 2019시즌 뒤 토론토 유니폼을 입었다. 4년 8000만달러(약 976억원)는 토론토 투수 역사상 최고 대우였다. 단축시즌(60경기)으로 치러지긴 했지만 2020년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전반기에도 8승 5패 평균자책점 3.56으로 나쁘지 않았다.그러나 후반기부터 성적이 떨어졌고, 결국 MLB 데뷔 후 처음으로 4점대 평균자책점(4.37·14승 10패)을 기록한 채 시즌을 마쳤다. 자연스럽게 미국 현지에선 류현진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졌다. 에이스도 아니고 3선발이라는 평가가 많다.토론토는 지난해 사이영상에 빛나는 로비 레이와 스티븐 마츠가 떠났다. 하지만 지난 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데려온 호세 베리오스(28)는 7년 연장 계약을 맺었다. 총액 1억3100만달러(1600억원). 베리오스와 원투펀치를 이룰 투수도 영입했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케빈 가우스먼을 5년 1억1000만달러(1343억원)에 붙잡았다.베리오스는 지난해 12승 9패 평균자책점 3.52, 가우스먼은 14승 6패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했다. 작년 성적만 보면 류현진이 3선발인 게 맞다.일각에선 류현진을 '4선발'로도 본다. 강속구 투수 알렉 마노아(24)가 지난해 성장했기 때문이다. 최고 시속 155㎞의 빠른 공을 던지는 마노아는 지난해 20경기에서 9승 2패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했다. 류현진의 무기인 컷패스트볼을 배우고, 집으로 찾아가 밥도 같이 먹는 절친한 사이다. 토론토는 준척급 FA인 투수 기쿠치 유세이까지 영입해 선발진을 강화했다.토론토 선발 중에선 류현진과 기쿠치가 좌완이고, 나머지 투수는 우완이다. 좌우 순서를 보면 베리오스-가우스먼-류현진-마노아-기쿠치가 유력하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면 에이스로 대접받던 2년 전과 위상이 달라진 것도 사실이다.하지만 그런 건 류현진에게 아무런 상관이 없다. 류현진은 다저스 시절에도 클레이턴 커쇼, 잭 그레인키에 이어 3선발로 활약했다. 팀내 동료와 경쟁에 신경쓰기보단 자기 할 일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지난해에도 레이와 마츠가 선발진을 이끌었지만 투수 리더 역할은 류현진이 했다.토론토의 전력 보강은 투수에서 그치는 게 아니다. 토론토는 17일 유망주 4명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로 보내고 채프먼을 영입했다. 채프먼은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파워와 수비력을 갖춘 3루수다. 지난해 151경기에서 타율 0.210, 27홈런·72타점을 기록했다.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류현진이 자신의 오른쪽(3루)을 바라보며 거기에 벽이 서 있는 것을 보고 정말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 토론토는 지난해 36홈런을 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내야수 호세 라미레스도 노리고 있다. CBS스포츠는 토론토의 오프시즌 영입성적을 A로 매겼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탬파베이 레이스 등 강팀들이 우글거리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지만 우승후보란 전망도 나온다.류현진은 2006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이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한화 시절엔 한국시리즈에 한 번도 못 나갔다. 다저스에서도 2018년 월드시리즈에 한 차례 등판했으나 우승은 하지 못했다. 프로생활 17년 만에 우승반지를 낄 기회가 찾아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2.03.22 15:04
연예

[이슈IS] 방탄소년단·윤여정, 15일 결전의 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수와 배우가 15일 결전의 그 날을 맞는다. 한국 최초의 그래미 수상, 한국 최초의 아카데미 노미네이트를 향해 힘껏 달린다. 공교롭게도 한국 시간으로 같은 날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어워즈와 윤여정의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발표가 펼쳐진다. 오전에는 방탄소년단이, 늦은 오후에는 윤여정이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예정이다. 그저 바람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닌, 진짜 성과를 기대해도 좋을 긍정적인 신호가 이미 이어지고 있다. 두 슈퍼스타가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지인 미국에서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할지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방탄소년단, K-팝 가수 최초 그래미 어워드 트로피 안을까 방탄소년단은 이미 K-팝 가수로는 최초로 제63회 그래미 어워드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새 역사를 썼다. 지난 8월 21일 발매한 디지털 싱글 'Dynamite'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지난해 11월 후보 발표 당시 방탄소년단은 "힘든 시기에 우리의 음악을 듣고 공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무엇보다 '그래미 후보 아티스트'라는 기적을 만들어 주신 건 아미 여러분이다. 늘 감사드리고 사랑한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후보에 오른 것뿐 아니라 3년 연속 그래미 어워드의 무대에 선다. 방탄소년단은 카디 비(Cardi B), 다베이비(DaBaby), 도자 캣(Doja Cat),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 두아 리파(Dua Lipa), 메건 더 스탤리언(Megan Thee Stallion), 포스트 말론(Post Malone), 로디 리치(Roddy Ricch),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 등 쟁쟁한 글로벌 뮤지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무대를 펼친다. 2년 전 제61회 그래미 어워드에서는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고, 지난해 제62회 시상식에서는 래퍼 릴 나스 엑스(Lil Nas X)와 합동 공연을 펼친 바 있다. 올해에는 방탄소년단의 단독 무대로 저력을 과시한다. 이쯤되니 수상까지 욕심낼 만하다. 이미 청신호를 여러 번 켰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채널 니켈로디언(Nickelodeon)이 13일(미국 동부시간) 발표한 2021 키즈 초이스 어워드(Kids Choice Awards)에서 페이보릿 뮤직 그룹(Favorite Music Group), 페이보릿 송(Favorite Song), 페이보릿 글로벌 뮤직스타(Favorite Global Music Star) 등 3개 부문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또한, 국제음반산업협회(IFPI)가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정규 4집 'MAP OF THE SOUL : 7’은 ‘2020 글로벌 올 포맷 차트(Global Album All Format Chart 2020)'와 '2020 글로벌 앨범 세일즈 차트(Global Album Sales Chart 2020)'에서 '2020 글로벌 아티스트 차트(Global Artist Chart 2020)'에서 1위를 차지하며, IFPI 선정 3개 차트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제63회 그래미 어워드는 한국 시간으로 15일 오전 9시부터 미국 CBS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방탄소년단이 후보로 지명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수상자는 본 시상식에 앞서 오전 4시부터 진행되는 '그래미 어워드 프리미어 세리머니(Premiere Ceremony)'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멤버 뷔는 최근 그래미 어워드와의 인터뷰에서 "시상식이 다가오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전히 우리가 후보에 오르고 공연을 하게 됐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 상을 받게 된다면 더 놀라울 것"이라고 말했고, 정국은 "한국 대표라고 불리게 돼 흥분된다. 팬들뿐 아니라 많은 동료들의 응원과 관심을 받게 돼 그저 감사하다. 향후에도 더 좋은 음악과 공연을 보여드리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며 "한국 가수 최초로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오른 것은 놀라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시작에 불과하길 바란다. 방탄소년단뿐 아니라 음악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많은 이들에게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여정,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 시상식 진출할까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로 단숨에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새로운 얼굴로 떠오른 윤여정. 한국에서는 이미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 대 선배이지만, 미국에서는 '미나리'의 라이징 스타로 불리고 있다. 만 73세의 배우에게 믿을 수 없는 일이 펼쳐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이 기적의 종착지는 아카데미다. 윤여정은 이미 '미나리'를 통해 전미 비평가위원회부터 LA·워싱턴 DC·보스턴·샌프란시스코·시애틀, 뉴욕 온라인·그레이터 웨스턴 뉴욕·오클라호마·캔자스시티·세인트루이스·뮤직시티·노스캐롤라이나·노스텍사스·뉴멕시코·샌디에이고·아이오와·콜럼버스·사우스이스턴·밴쿠버·디스커싱필름·미국 흑인·피닉스·온라인 여성·할리우드 비평가협회와 미국 여성 영화기자협회·팜스프링스 국제 영화제·골드 리스트 시상식·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라티노 엔터테인먼트 기자협회까지 총 30개의 연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연일 트로피 개수가 늘어나는 바람에 윤여정 자신 또한 몇 개의 상을 받은 건지 잘 알지 못할 정도다. 여기에 최근에는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가 추죄하는 2021 BAFTA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또한,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SAG)에서도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SAG 역사상 한국인 최초로 후보에 오른 것이다. 제26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는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Borat Subsequent Moviefilm)의 마리아 바칼로바(Maria Bakalova)에게 아쉽게 수상의 영광을 넘겨주긴 했으나, 분명 현재 윤여정의 기세는 남다르고 특별하다. 앞서 열린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윤여정이 후보에 오르지 못하며 할리우드를 들끓게 만든 바 있다. 연예 매체 ET(Entertainment Tonight)은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후보 탈락은 이변"이라면서 "유력 후보인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탈락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이는 골든글로브가 '미나리' 전체를 무시한 것이다. 골든글로브의 실수를 오스카가 바로잡고 정의를 구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올해 아카데미 예측 기사를 통해 "'미나리'에서 사랑스러운 할머니를 연기한 윤여정이 비평가들의 상을 휩쓸고 있다"며 그를 유력 후보 1번으로 꼽았다. 버라이어티의 예측대로, 우리 모두의 바람대로 윤여정이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다면 한국 영화계 최초의 사건이 된다. 아시아로 넓혀서 보더라도, 우메키 미요시(1957년 '사요나라')·아그다슐루 쇼레(2003년 '모래와 안개의 집')·기쿠치 린코(2007년 '바벨')에 이어 아시아 배우로서 네번째 노미네이트이며, 수상까지 하게 된다면 우메키 미요시에 이은 두번째다.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발표는 15일 오후 10시에 발표되며, 본 시상식은 4월 25일에 열린다. 수상 행진에 관해 윤여정은 "사실 지금 상패는 한 개 받았다. 실감을 못하고 있다. 내가 무슨 할리우드 배우도 아니고 이런 경험이 없기에 그냥 나라가 넓으니까 상이 많구나 싶다"라며 "나는 지금 '상을 몇 개 받았다' 하는 것도 너무 놀라운 일이다. 우리는 이런 것을 상상하고 만들지 않았다. 경악스러울 뿐이다"라고 재치 있는 소감을 남겼다. 또한, 자신을 향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유력 후보라는 세간의 언급 대해 "후보에 오른 게 아니라 후보에 오를지도 모르는 것"이라면서 "진짜 곤란하다. 후보에 (아직) 안 올랐다. 못 올라가면 난 상을 못 탄 게 되는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3.15 08:00
야구

성적보다 중요한 것은 있다…브룩스로 본 달라진 프로야구

프로야구 KBO리그에 성적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에이스 에런 브룩스(30·미국)는 22일 아내 휘트니, 세 살배기 아들 웨스틴, 13개월 된 딸 먼로가 미국에서 신호 위반 차량과 부딪혀 사고를 당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KIA 구단은 바로 브룩스의 미국행을 도왔고, 브룩스는 이날 저녁 미국으로 떠났다. 경황이 없어서 선수단에 제대로 인사도 못 하고 떠난 브룩스는 23일 오전 7시에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아직도 지난 24시간 동안 일어난 일을 이해할 수 없다. 모두 힘을 줘서 고맙다"는 글을 올렸다. KIA 구단의 발 빠른 결정은 당연했지만 한편으론 의외였다. 22일 현재 6위 KIA는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집어지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브룩스의 이탈은 KIA에게 큰 타격이다. 브룩스는 올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11승 4패 평균자책 2.50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9월 네 번의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고 월간 평균자책점은 0.95다. 웨스틴의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브룩스가 빨리 돌아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국에 돌아오면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투구 감각을 찾는 시간이 걸려 사실상 남은 정규리그에 등판하기는 어렵다. 이런데도 구단은 브룩스의 가족을 먼저 고려했다. KIA는 "미국으로 돌아가 가족 옆에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했고,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야구보다도 훨씬 중요한 것들이 실제로 있다"면서 브룩스 가족의 쾌유를 기원했다. 팀 동료들도 브룩스의 미국행을 지지했다. 주장 양현종(32)을 비롯해 선수들은 22일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 브룩스 가족 이름을 새긴 모자를 쓰고 나왔다. 양현종은 23일에는 자신의 SNS에 "브룩스 가족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주고 싶다"면서 브룩스 가족 이름의 이니셜과 브룩스의 등번호(36)에 해시태그(#WWMB36)를 붙여 응원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KBO리그 구단들은 성적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가족의 경조사로 인해 경기를 빠지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프로야구 선수를 남편으로 둔 아내들은 혼자 출산했다. 프로야구 선수 아들은 둔 부모들은 몸이 아픈 것을 알리지 않았다. 1980~90년대 삼성 라이온즈에서 선수 생활을 한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은 "내가 선수 생활을 할 때는 집에 무슨 일이 생겨도 경기에 빠질 수가 없었다"고 했다. 구단도 경조사 휴가에 엄격했다. 지난 2015년 7월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32)이 위독한 아버지 곁을 지키기 위해 휴가를 신청했다가 구단에 의해 반려됐다. 손아섭은 한화 이글스와 청주 원정경기를 치르고 나서야 아버지를 찾았다. 다행히 손아섭의 아버지는 그가 오고 나서야 눈을 감았다. 팀을 위해 희생을 강조하는 일본 프로야구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홈런왕 출신 오 사다하루(80) 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은 1980년대 초반 부친상을 당하고도 장례식장에 가지 않고 훈련했다. 지난 2018년 세상을 떠난 호시노 센이치 전 일본 대표팀 감독은 부인상도 모친상도 알리지 않고 경기에 나섰는데, 오히려 박수를 받았다. 시애틀 매리너스 일본인 투수 기쿠치 유세이(29)는 지난해 3월 31일 부친상을 당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에 야구에 전념하기 위해 일본에 가지 않았다. 반면 메이저리그는 성적보다 가족을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 2011년 경조 휴가 제도를 만들었고, 감독도 자녀 졸업식 참석을 위해 자리를 비우기도 한다. 투수 에디슨 볼케스(37·텍사스 레인저스)는 2015년 캔자스시티 로얄즈 선발투수로 월드시리즈를 치를 때, 부친상을 당했는데 도미니카공화국에 가서 장례를 치르고 돌아왔다. 한국 프로야구도 메이저리그처럼 가족을 중시하는 분위기로 점점 바뀌고 있다. 지난해 KBO리그에 경조 휴가 제도가 도입됐다. 직계 가족 사망 또는 자녀 출생을 사유로 5일의 경조 휴가를 신청할 수 있다. 많은 선수들이 구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이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지난달 부친상을 당한 삼성 내야수 김상수(30)는 구단의 배려로 경조 휴가 외에도 며칠 더 휴식을 취하고 돌아왔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09.23 15:37
야구

‘은퇴’ 이치로 “결정 후회 없다…시애틀 유니폼 입고 은퇴 영광”

미·일 통산 4367안타를 친 스즈키 이치로(45·시애틀 매리너스)가 은퇴했다. 이치로는 미국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한 시애틀 유니폼을 입고, 일본 도쿄돔에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는 영예를 누렸다. 21일 이치로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시즌 두 번째 경기를 끝낸 뒤, 은퇴 기자회견을 했다. 마이니치 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이치로가 85분 동안의 인터뷰로 28년 동안의 현역 생활을 되돌아봤다”고 전했다. 도쿄돔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이치로는 은퇴 선언문을 꺼냈다. 그는 “오늘(3월 21일) 경기를 끝으로 일본에서 9년, 미국에서 19년의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다.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한) 시애틀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게 돼 영광”이라며 “현역으로 뛴 28년은 정말 긴 시간이었다. 나를 응원해주신 모든 분, 구단 관계자,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날 첫 질문은 ‘은퇴 결정 시기’였다. 이치로는 “올해 계약 자체가 도쿄돔 개막 2연전을 치르고 은퇴하는 것이었다. 스프링캠프에서 부진(25타수 2안타)해, 그 결정을 번복할 수 없었다”며 “후회라는 감정이 있을 수가 없다. 물론 현역에서 더 뛸 수 있다고도 생각했지만, 절대 은퇴 결정을 후회하지 않고자 한다”고 말했다. 1992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블루웨이브(현 오릭스 버펄로스)에 입단한 이치로는 1994년 한 시즌 안타 210개를 터뜨리며 타격 기계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까지 오릭스에서 뛴 9년간 이치로는 타격 1위 7차례, 최다 안타왕 5차례, 출루율 1위 5차례 등을 달성하고 2001년 시애틀과 계약해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이후 메이저리그에서도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첫해인 2001년 안타 242개를 치며 신인왕과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한 이치로는 2010년까지 10년 연속 올스타에 뽑히며 성공적인 이력서를 써 내려 갔다. 2011년부터 성적이 하강 곡선을 그은 이치로는 2012년 뉴욕 양키스로 옮겼고, 2015년에는 마이애미 말린스로 이적했다. 2018년 시애틀로 돌아온 이치로는 지난해 5월 이후 빅리그에 복귀하지 못하다가, 올해 도쿄돔 개막 2연전에 나섰다. 이치로의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성적은 2653경기, 타율 0.311, 3089안타, 117홈런, 509도루다. 더불어 시애틀 일본인 투수 기쿠치 유세이는 이날 이치로의 마지막 모습을 보며 더그아웃에서 펑펑 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치로는 “나도 놀랐다”고 웃으며 “기쿠치와 나눈 얘기는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치로는 “10년 연속 200안타를 치고, 올스타전에 나선 건 내 야구 인생에서 아주 작은 부분”이라며 “어떤 기록보다 야구에 대한 내 사랑과 자부심이 중요하다. 나는 정말 야구를 사랑한 것 같다”고 28년을 정리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9.03.2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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